英 연구진 “코로나로 뇌졸중·망상 등 뇌손상도 일어난다”

"코로나19 장기적 영향 파악 필요"

지난 6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폐쇄된 영국 런던의 포춘 극장에 출입을 막기 위한 테이프가 둘러져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대학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염증과 정신병, 망상을 포함한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뇌 손상에 대해 경고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인 뇌 기능 장애와 뇌졸중, 신경 손상 등을 겪은 코로나19 환자 43명의 사례를 설명했다. 연구를 공동주도한 마이클 잔디 신경학 연구소 박사는 “1918년 인플루엔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1920~1930년대에 나타난 뇌염과 유사한 대규모의 뇌 손상이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폐에 영향을 미치는 호흡기 질환이 대부분이지만, 신경과학자들과 뇌 전문의들은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캐나다 웨스턴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애드리안 오웬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이 수백만명이라는 점이 걱정된다”며 “만약 1년에 1,000만명의 사람들이 회복되고 그들이 인지결손을 가진다면, 이는 그들의 업무능력과 일상생활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UCL의 연구는 브레인지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뇌염에 걸린 환자 9명은 급성파종뇌척수염(ADEM)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았는데, 이는 소아에서 좀 더 많이 발견되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유발된다. 연구를 공동 주도한 로스 패터슨은 “이 병이 몇 달 동안만 지속되는 것으로 볼 때, 우리는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초기 진단이 환자의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만큼, 의사들은 가능한 신경학적 영향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웬 박사는 신경학적·정신적 합병증이 얼마나 흔하게 발생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방대하고 상세한 연구와 세계적인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병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 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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