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맞은 秋-尹 갈등

秋 "9일 10시까지" 최후통첩
수사지휘 전면수용 아닐땐 감찰카드→검란 가능성도

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의 모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에 대한 수용 여부를 9일 오전 10시까지 답변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림에 따라 검찰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윤 총장은 2일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보 받은 이래 일주일째 숙고 중이다.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 통보를 받고 일주일째 장고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오전10시까지 기다리겠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최후통첩을 받음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제3의 특임검사 도입 등 검사장회의에서 나온 주장을 앞세워 간접 반대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법무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다. 만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강공으로 맞설 경우 결국 법무부가 감찰 카드를 꺼내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 2012년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후배 검사들의 사퇴 요구로 밀려났던 이후 처음으로 ‘검란’이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추 장관은 연차휴가 이틀째인 8일에도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수사지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라는 뜻이다. 전일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휘사항을 따르라’고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민들이 답답해한다”며 구체적인 시한까지 못을 박는 등 압박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작 윤 총장은 일주일째 침묵하고 있다. 대검찰청도 이날 추 장관의 발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침묵을 지키며 조직을 앞세워 여론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추 장관이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한 달 가까이 멈춰 있으니 빨리 공식 입장을 내야 한다는 뜻”이라며 선을 그었다.

추 장관이 구체적인 시한까지 못을 박아 입장을 내라고 압박한 만큼 공은 다시 윤 총장으로 넘어갔다. 윤 총장은 어떻게 대응할까.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검찰 내부의 의견을 들어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검찰과 법무부는 수사지휘의 근거가 된 검찰청법 8조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크다. 이를 근거로 겉으로는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모양새를 갖추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수사지휘에 대한 전면 수용 이외에 어떤 입장을 내든 ‘항명’으로 간주하고 감찰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카드다. 총장에 대한 감찰 카드에 검찰이 집단반발하면 검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 윤 총장이 정해진 시한까지 답하지 않아도 법무부는 징계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지는 형국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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