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수사를 두고 불거진 검찰 수뇌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간 마찰과 관련, 대검찰청의 주무 과장인 부장검사급 간부가 8일 이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수사팀을 향해 “지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상황을 공개 언급한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며 비판을 가했다.

박영진(46·사법연수원 31기) 대검 형사1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대검 형사부 실무진은 사건에 대한 예단과 편견 없이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검에서 실무 책임을 맡고 있다.


박 과장은 대검에서 수사팀에 요청한 방안들이 시의적절하게 이행되지 않은 채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대검은 부장회의에서 수사팀에 검토 의견을 균형 있게 설명하고, 구속영장 청구서의 상세 범죄사실도 제출하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다”며 수사팀이 이에 불응했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의 글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수사팀장인 정진웅(52·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전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대한 반박의 성격이 짙다. 그는 그 글에 대해 “그대로 외면하기만은 어려워 간단히 그간의 상황을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수사팀이 대검 지휘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앞서 정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수사과정에서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부분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MBC에 대한 피고발 사건도 수사절차에 따라 MBC로부터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 수사팀이 제보자의 휴대전화도 확보하지 않았다며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론으로 해석됐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