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성당에서 신자들이 전수조사에 응하고 있다./고양=연합뉴스
천주교 의정부교구와 대전교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모임 및 식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의정부교구 한 성당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의정부교구는 8일 교구장 이기헌 주교 명의의 공문을 통해 “종교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교구 각 본당에서 이뤄지는 모든 소모임과 행사를 별도의 교구 지침이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정부교구 원당성당에서는 신자 6명과 가족 2명까지 8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고양시 덕양구의 식당에서 단체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당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주교는 “교구 내 본당에서 이러한 우려스러운 일이 현실로 일어난 것에 대해 교구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며 “확진된 신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각 본당 신부들에게 미사 외에 불필요한 모임이나 식사 등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지구장 신부들에게는 해당 지구 본당의 사목적 결정에 도움을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집단 감염 확산 위험에 따라 개신교의 정규 예배 외 모든 대면 모임 활동과 행사를 금지하는 핵심방역수칙 의무화를 발표했다. 위반 시에는 벌금형과 집합금지 행정조치가 내려지고,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구상권 청구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해 감염이 계속된다면 종교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대전교구도 이날 교구장 명의로 된 공문을 통해 당분간 미사 이외의 모든 모임 및 식사 제공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개신교는 정부의 교회 소모임 제한 조치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미 한교총과 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교회 내 소모임과 여름 교육행사 자제를 강력하게 권고한 상황에서 중대본의 이번 발표는 지극히 관료적 발상의 면피용 조치”라며 “중대본은 이번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에는 2만명 가량이 동의한 상태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