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막으면 중국도 막는다…中도 “美 인사 비자 제한”

폼페이오, 티베트 관련 中 관리 비자 제한 밝히자
中 외교부 "미국의 조치에 단호히 반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외교관과 언론인, 관광객의 티베트 지역 방문을 중국이 막는 것과 관련, 이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히자 중국도 미국 인사들에 대해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맞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중국은 티베트 문제에서 나쁜 행동을 보였던 미국 인사들에 대해 비자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고 양국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매년 많은 외국인이 티베트를 방문하고 있다면서 “티베트의 특수한 지리와 기후 조건을 고려하면 법에 따라 외국인의 티베트 방문을 관리하는 조치는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018년 (제정된) 티베트 상호 접근법에 따라 티베트 지역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과 관련된 정책의 수립이나 집행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리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발표한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곳에서 중국 공산당의 인권 침해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강의 수원(水源) 근처에서 중국의 환경 악화 방지 실패를 고려할 때 티베트 지역에 대한 접근은 지역 안정에 점점 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티베트 공동체의 경제 발전과 환경 보전, 인도주의 여건을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은 티베트인들의 의미있는 자치권 지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존중, 고유한 정체성 보존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명에는 비자 제한 대상자의 이름이나 수치 등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AP통신은 미 행정부가 외국인의 티베트 여행 규제를 완화하도록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 지역으로의 여행은 거의 허가되지 않으며 허가를 받더라도 방문객은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외교 전쟁에서 새로운 총탄을 발사했다”며 중국의 홍콩 정책과 신장 지역 인권, 무역 관행,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다툼을 벌여온 미국이 중국 관리를 겨냥한 비자 제한 조치를 내놨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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