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의 암호화폐 스토어인 CPT 스토어 모습. /사진제공=왓챠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일부 관련이 있는 벤처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8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한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OTT(온라인 비디오) 스타트업 왓챠는 최근 IPO를 위해 자사가 발행한 암호화폐 CPT 회수를 95% 이상 마무리했다.
왓챠는 올 2월 CPT 사업 종료로 각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를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왓챠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가치 변동성, 복잡한 이용 절차 등으로 일반 콘텐츠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거래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 종료의 실제 이유는 IPO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인 왓챠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암호화폐 사업을 하고 있으면 IPO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CPT를 종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챠는 2018년 말 암호화폐 CPT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추진했다. CPT는 일종의 포인트 개념으로 왓챠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평점을 매기면 일종의 보상을 받았다. CPT를 통해 제작사는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됐는지, 시청 이탈률은 어느정도인지 등의 데이터를 구입할 수 있다. 이색적인 시도로 투명한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려 했지만 결국 IPO의 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현재 왓챠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삼고 IPO를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의 이 같은 입장에 앞으로 암호화폐와 연관이 된 유망 벤처, 스타트업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기업 뤼이드도 보상형 암호화폐인 산타토익 코인(STOEIC)을 발행했다. 이 암호화폐는 학습과정마다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구조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기준이 세워진 만큼 다양한 사업을 위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기업들의 관련 거래 종료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