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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6월 기준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정부가 6·17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규제에 나서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기 위해 신용대출을 늘린 결과다. 청약 광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 주식 공모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속보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6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을 차지했다.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이 증가하며 증가폭이 전월(3조9,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일반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한도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3조1,000억원 늘어나면서 6월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해서라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가계가 늘어난 것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기타대출은 주택거래가 늘면서 자금수요가 높아진 영향에 6월 말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납입을 위한 자금수요가 일시적으로 작용해 늘었다”며 “(규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신용대출로 조달하는 측면이 있고, 최근 주택시장 상황과 맞물려 기타대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1조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4월 27조9,000억원, 5월 16조원 등 급격히 증가하던 기업대출이 안정화된 것이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과 회사채 발행여건 개선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 등으로 3조4,00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대출도 정책금융 축소,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소상공인 매출부진 완화 등으로 증가폭이 5월 13조3,000억원에서 이달 4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법인과 개인 자금을 중심으로 5월(29조9,000억원)에 이어 6월(32조8,000억원)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수시입출식예금 증가와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9조8,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