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을 350억원으로 잡았다가 코로나19 이후 2조1,600억원까지 늘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지원금으로 연명하면서 좀비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9일 발간한 ‘한계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실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외부감사를 받은 비금융기업 2만764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 수는 3,011개사로 전체의 14.5%에 달했다. 2018년(2,556개사)에 비해서는 17.8% 증가했다. 증권거래소 상장 업체만 보더라도 한계기업 수는 2018년 74개사에서 지난해 90개사로 21.6% 늘었다.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악화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한계기업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마땅히 퇴출돼야 할 부실기업에까지 혈세가 흘러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예산이 끊기면 사라질 좀비 일자리가 유지되고 있다.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아 최대한 고용을 이어가게 하기 위한 지원은 필요하다. 하지만 가망 없는 한계기업은 예외다. 무차별적인 고용보조금 지원 방식을 선별적으로 바꿔 건실한 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한계기업도 솎아내고 재정낭비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