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전직 비서 성추행 의혹' 사건, 공소권 없어 수사 '종결'(종합)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 여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직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박 시장의 사건 수사도 종결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7년 이후 성추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신체접촉 외 휴대폰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 사진을 수차례 전송했고, A씨는 이를 경찰에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는 수사 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9일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한 박 시장은 오전 10시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 관사를 나와 10시53분쯤 명륜동 와룡공원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박 시장의 딸이 오후 5시15분경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에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7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이날 0시 1분쯤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박 시장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박 시장 동선을 파악해 변사사건 수사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박 시장의 가방과 핸드폰, 소지품 일부가 발견됐다. 이어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변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서 심도 깊은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자살 흔적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종합적으로 감식 중에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서 저희들이 확인해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답을 아꼈다.

한편 경찰은 박 시장 시신을 소방구조견이 먼저 발견하고 뒤따르던 소방대원과 경찰 기동대원이 함께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박 시장이 공관에 유서를 남겼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직접 유서의 존부를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사망장소까지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은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좀 더 동선을 면밀하게 수사를 해 봐야 정확한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공관에서 공원 입구까지는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고 이후 도보로 산속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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