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호 고문 “4년 동안 수사 받은 삼성 대단…검찰 문제 심각”

안민정책포럼 조찬 세미나
"경제 시드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 없어서"
"현 정부 능력 없으면서 뭐든지 하려고 해"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서울경제DB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이 10일 국내 대기업 문제와 관련해 검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대주주 독주와 가족 중심의 경영이 한국 경제 문제 중 하나인 반기업정서의 원인이라고 꼬집으면서도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고문은 10일 ‘시드는 경제, 회복될 수 있나?’를 주제로 열린 안민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대기업 문제와 관련해서 수사기관, 특히 검찰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삼성이 4년 동안 수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기업이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변 고문은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면서 공직사회에 발을 디뎠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금융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외채 협상 실무를 맡았고, 2001년부터 3년 동안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관료를 그만둔 이후에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4년이 넘는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나중에 책임질 일을 하지 말자는 공무원 보신주의를 일컫는 ‘변양호 신드롬’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날 변 고문은 자신이 검찰수사를 받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가 시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규제가 많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고용 유연성 부족으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 고문은 “달러가 부족하다고 달러 유출을 막으면 투자하는 사람이 없어 더 없어진다”며 “일자리도 마찬가지인데 고용주 입장에서 해고가 안 되면 고용하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 육성을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 정부는 능력도 부족하면서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니깐 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변 고문은 “현 정부는 게임의 규칙을 어려운 사람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반시장경제적 방식을 너무 선호하는 것 같다”며 “어려운 사람 도와주겠다고 자꾸 칸막이 쳐서 성공한 역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관료 보신주의도 언급했다. 변 고문은 “사회가 공(功)을 생각하지 않고 사고가 났을 때 책임만 물어보니 관료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라며 “요즘 사무관이나 과장 입김이 너무 세서 못 하겠다고 하면 장차관도 못 한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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