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세금폭탄…공급대책은 없었다

[7·10 부동산 대책]
종부세율 6%로 올리고
규제지역 양도세는 72%
취득세는 최대 12% 적용
거래 위축 및 증여 확산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가 김현미(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왼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을 6.0%까지 올리고 1년 미만 단기차익에는 70%의 양도소득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부자들을 겨냥한 징벌적 증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성형주기자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징벌적 과세에 나선다. 종합부동산세는 물론 양도소득세·취득세까지 세율을 대폭 올려 사지도, 팔지도, 보유하지도 못하게 만든 것이다. 또 ‘갭투자’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등록임대사업제도 폐지하기로 하고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와 신혼부부 등에 대한 주택구매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핵심방안이 빠진데다 징벌적 과세에 치중해 주택거래 위축, 전월세 가격 인상 등 시장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7·10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다주택자·단기거래의 세 부담을 강화했다.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현행 3.2%에서 6%까지 높이고,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 중복과세 최고세율인 6%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시가 30억원 주택의 경우 종부세는 3,800만원, 시가 50억원인 경우 종부세 1억원 이상으로, 전년에 비해 2배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양도소득세는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해 70%까지 올리기로 했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에는 60%가 적용된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적용하는 중과세율은 지금보다 10%포인트 높여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를 중과한다. 기본세율까지 합치면 양도세율이 각각 62%, 72%에 달하게 된다. 다주택자 취득세 세율도 1∼4%에서 8%·12%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린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와 신혼부부 등에는 주택구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내놓았다. 민영주택에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7~15% 적용하기로 했으며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현재보다 완화했다. 또 생애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 가액에 따라 취득세도 감면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등록임대사업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4~8년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이들의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면 자동 말소하고, 신규 등록임대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기간 종료 이전이라도 말소를 원하면 한시적으로 과태료를 면제하고 말소하기로 했다.

정부가 세 부담을 대폭 높인 부동산 안정화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시장 불안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체적 공급방안이 없는데다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시장이 요구한 핵심대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또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높이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극심해질 수 있고, 세 부담 전가로 전월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징벌적 조세정책으로 인해 전월세시장 불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양도세와 보유세를 같이 높인 만큼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해 거래위축과 증여만 확산될 위험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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