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대한항공 유상증자 선방…1兆 뭉칫돈


대한항공(003490)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투자수요를 대부분 확보했다. 우리사주조합과 주주들에게 팔리지 않은 238만주는 오는 14~15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9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에 총 7,698만4,126주의 청약 주문이 들어왔다. 신주 발행 물량의 97%다. 주금납입과 환불은 17일 이뤄지며 신주는 29일 상장된다.


최대주주인 한진칼(180640)도 앞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조달한 현금을 이용해 증자에 참여했다. 2,257만1,364주(약 3,205억원)를 인수하면서 지분율 29%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부정적인 항공업황 속에서도 주가가 받쳐준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의 이날 종가는 1만6,650원으로 여전히 신주 발행가격인 1만4,200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국적 항공사라는 메리트와 더불어 예상보다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전히 세계 곳곳의 하늘길이 막혔지만 화물수요가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들을 상환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지난 3월말 총차입금은 18조765억원으로 이가운데 3조3,020억원 어치를 올해 갚아야 한다. 7,011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 기간도 연말께 도래한다. 차입금과 영구채 상환을 위해 올해만 약 4조원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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