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지 못하게 해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의 결과가 12일 나온다. 이날 ‘서울특별시장’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의 참여 인원이 청원 이틀 만에 50만명을 넘어서면서 법원 판단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김모씨 등 227명이 낸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문을 열어 인용 여부를 판단한다. 행정법원 측은 가처분신청을 전날 저녁 8시경 받았다고 밝혔다. 접수된 지 24시간도 안 돼 심문 기일이 잡힌 건 이레적으로, 발인을 앞두고 시급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부의 결정은 발인인 13일 오전 이전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용석 법무법인 넥스트로 변호사는 앞서 지난 11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서울특별시장 집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가세연은 강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가세연 측은 서울시가 법적 근거 없이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진행한 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2014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작성한 정부의전편람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장관급으로 재직 중 사망하면 정부장(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정부장을 추진하려면 행정안전부, 청와대 비서실과 협의한 뒤 소속기관장이 제청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고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장을 주관하는 장례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규정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장례식을 흠집 내고 뉴스를 만들기 위한 악의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례가 이틀도 남지 않은 시점에, 그것도 주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는 것은 마치 장례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기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 글은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50만3,0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요”라며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등록된 지 하루가 채 안 지나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넘을 경우 청와대는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청원 수는 이후로도 꾸준히 늘어 만 하루만인 11일 오후 7시 기준으로 40만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만 이틀이 되지 않은 12일 오전 기준 50만 명을 넘어섰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