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익 함평군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중심으로 지역발전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함평군
“함평은 나비축제와 국향대전으로 이름난 축제도시입니다. 앞으로 반나절은 숲에서, 또 반나절은 바다를 둘러본 뒤 하룻밤 머물다 갈 수 있도록 ‘4·4·8 관광프로젝트’를 추진하겠습니다.”
이상익(사진) 전남 함평군수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동부 숲세권과 서부 해안권을 중심으로 권역별 관광벨트를 조성해 함평을 체류형 관광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4·15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 군수는 후보자 시절부터 4시간은 숲에서, 또 4시간은 바다에서, 총 8시간은 함평읍에서 먹고 자고 가는 ‘4·4·8 관광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금까지 관광산업이 단순히 유동인구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얼마만큼의 관광객을 지역에 붙잡아 놓을 수 있는지가 관광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이 군수의 판단이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나비축제와 국향대전이 흥행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꾸준한 체류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군은 조만간 관련 전담팀을 꾸려 각종 공모사업은 물론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대표적인 체류형 관광 인프라로는 9,000억원을 투자해 호텔·콘도미니엄·루지 코스 등을 조성하는 사포관광지 개발 사업이 꼽힌다.
함평군은 스포츠산업에도 적극 주목하고 있다. 지역에 이미 골프장과 레슬링장,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2군 경기장 등이 잘 조성돼 있고 기후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편이다. 군은 이미 갖춰진 체육 인프라를 잘만 활용한다면 각종 전지훈련과 전국 단위 체육대회를 유치해 안정적인 체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전까지 줄곧 농산물을 유통하는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지냈던 이 군수는 현재의 함평을 경기침체, 인구감소, 성장동력 실종 등 지역 전반에 걸쳐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직접 발로 뛰며 동함평이나 빛그린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기업인의 안목으로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추진 중인 빛그린산단을 함평의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자동차 공장 등 광주권 사업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라며 “경량화 부품·소재기업, 고효율화 전동부품 기업, 부품기업지원 연구소, 자동차 관련 학과 대학캠퍼스 등이 주요 유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빛그린산단 인근에 대규모 배후도시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절반이 넘는 부지가 산단에 포함된 함평군은 산단이 들어서면 공장 근로자 등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고 이에 따른 주거와 학원, 상가, 병원 등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군수는 “최대 1만 가구 규모의 주택 조성과 도시가스, 물류단지, 주거 근린시설 등 산단 배후단지 조성사업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관련 광주시, 전남도,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협의 중”이라며 “빛그린산단 주변지역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월급 전액을 반납하고 관사도 이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받을 1억9,000만원의 월급도 결국 군민의 혈세인 만큼 군 예산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며 “구체적인 기부방식이나 기부대상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함평=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