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떤 향기를 맡고 예전에 있었던 추억이나 함께했던 사람이 떠올랐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후각은 아주 예민한 감각으로, 잊고 있었던 기억을 불러일으키거나 우리의 기분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의 신체와 관련이 되어 있는데요, 콧속에 있는 신경세포는 우리의 감정,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전에 뿌렸던 향수 냄새를 맡으며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특정한 냄새를 맡으면 누군가가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중요한 후각을 이용해 향기마케팅을 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거나 특정 향과 브랜드를 연관시키기 쉬워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향기마케팅은 1949년 일본의 한 비누회사에서 비누를 광고할 때 신문지에 비누 향을 입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호텔, 서점, 병원 등 산업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스메틱 브랜드의 ‘러쉬(LUSH)’는 다른 코스메틱 브랜드와 다르게 연예인을 모델로 한 광고, 정기적인 세일 없이도 브랜드 이미지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성립의 비결은 ‘러쉬 냄새’에 있습니다. 매장에서 러쉬의 입욕제를 시현함으로써 나는 입욕제 향이 러쉬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들은 쇼핑몰에서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입욕제 향이 나면 근처에 러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러쉬는 러쉬 매장의 특정한 냄새를 이용해 ‘러쉬 냄새나는 콘서트’를 매년 개최하는 등 연관된 마케팅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향기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 변화도 이끌 수 있습니다. 동아대학교 정익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향기가 있는 조건에 있던 소비자는 향기가 없는 조건에 있던 소비자보다 레스토랑에 대해 더 좋은 태도와 행동을 취합니다. 향기가 있는 조건의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더 오랜 시간 레스토랑에 머무르는 것으로, 외식업장에서도 향기마케팅이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죠.
외식업 사례로는 추어탕과 단팥빵을 판매하는 청담추어정이 있습니다. 추어탕과 단팥빵의 조합이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빵을 굽는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는 소비자들이 식사 전 대기 시간과 식사 후 식당을 나갈 때 단팥빵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고소한 빵 냄새는 소비자를 사로잡아 현재 빵 매출만 월 4000~6000만 원으로, 업장의 매출에 기여했습니다.
그리고 빵 냄새는 사람들을 더욱 친절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듭니다. 프랑스 남부 브리타뉴 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빵 냄새가 나는 경우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기꺼이 도움을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이를 청담추어정의 사례에 대입해보면 빵 냄새는 빵 매출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식당에서 겪은 모든 서비스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높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향기마케팅은 소비자의 직관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의할 점 또한 있습니다. 향에 민감한 제품인 음식을 다루는 외식업의 경우 음식보다 향이 더 강하다면, 소비자는 오히려 향기마케팅에 반감을 가지고, 업장에 대한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향기마케팅은 소비자가 반감을 가지지 않는 선에서 은은한 향기로 해야 하고, 향수 냄새처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수 있는 향은 피하고, 빵 냄새, 피톤치드 냄새와 같이 전반적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까지 향기마케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향기마케팅은 1950년경 시작되었으나 고객이 매장 전체에 대한 느낌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감성마케팅이 중요 마케팅 방안으로 떠오른 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중요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중 하나입니다. 병원, 호텔, 식당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향기마케팅을 활용해 오늘 내 업장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요?
/양서희 썸데이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