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1% 오를 때 저가 7% 뛰었다…서민들 더 멀어진 내집장만

[상반기 5분위 평균아파트값 분석]
최하위 평균 4억대…신고가 행진
고가 잡으려다 중저가마저 껑충
규제가 가격 상향평준화 부른꼴


올해로 입주 24년차인 서울 노원구 하계동 ‘하계현대 2차’ 전용 84㎡가 이달 7일 8억5,800만원에 매매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고가보다 5,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6억원대였지만 6개월 사이 9억원에 근접했다. 20년이 넘은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타워 전용 60㎡도 최근 2억6,200만원에 매매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2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올 들어 상반기 동안 서울 아파트 값 상승을 이끈 것은 중저가아파트로 조사됐다. 강남 등의 초고가아파트보다 오름폭이 7배가량 더 높았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고가아파트를 타깃으로 삼는 동안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이었던 중저가아파트들마저 가격이 껑충 뛴 것이다.


13일 서울경제가 ‘KB국민은행 리브온’에서 발표한 올 상반기 5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상위 20%(5분위) 아파트 매매 평균값은 1월 17억8,846만원에서 6월 18억227만원으로 1.03% 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하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월 3억7,467만원에서 6월 4억329만원으로 7.64% 뛰었다. 2분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0.28%다. 1월까지만 해도 5억8,984만원이었던 2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은 6월 들어 이보다 6,000만원 넘게 오른 6억5,04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서울 아파트 값은 고가아파트가 주도했다. 5분위 상승률은 6.53%, 1분위 상승률은 3.70%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들어서는 중저가아파트 상승률이 고가아파트를 앞질렀다. 시장에서는 중저가아파트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들어 서울의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1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중저가아파트에서도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 내 중저가아파트의 희소성과 가격 상향 평준화로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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