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난항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신규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고 영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부 대출을 중단한 지 1년여 만이다. 이달 말 자본확충을 앞둔 만큼 파격적인 대출상품으로 영업 공백을 메꾼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등 가계대출 상품 3종을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신규 대출 상품에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과 소득정보 평가등급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상환 능력이 검증된 고객에게는 금리와 한도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는 우대금리(0.5%) 적용시 최저 연 2.08%다. 신용대출의 최대한도는 2억5,000만원이다. 마이너스 통장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2.38%, 한도는 1억5,000만원이다. 중신용 고객 등을 위한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대한도는 5,000만원이다. 금리는 최저 연 3.82%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돼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대출 한도를 기존 상품(3,000만원)보다 2,000만원 올린 개인사업자 대상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도 조만간 나온다. 케이뱅크의 한 관계자는 “시중 주요 은행의 모바일 직장인 대출상품의 최대한도가 1억5,000만~2억2,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도가 많다”며 “금리 역시 직장인을 겨냥한 은행권 직장인 모바일 대출상품 가운데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자본확충에 발목이 잡히면서 지난해부터 신규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KT 대신 계열사인 BC카드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플랜B가 가동되면서 영업 재개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케이뱅크는 BC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을 중심으로 보통주와 전환주를 포함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5,051억원에서 9,017억원으로 늘어난다. 주금 납입일은 오는 28일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출상품을 새롭게 재편해 선보이면서 직장인과 자영업자·중신용고객 등 고객군별로 자금의 융통과 비용절감 측면에서 금융 혜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며 “번거롭게 은행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모바일로 쉽게 받을 수 있는 아파트담보대출 등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반의 혁신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