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13일(현지시간)부터 어닝시즌에 돌입했다. /AP연합뉴스
펩시가 13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0.33% 올랐습니다. 이날부터 2·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하는 것인데요. 14일에는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의 실적보고가 예상돼 있습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JP모건도 1.43% 상승했는데요.
시장에서는 이번 어닝시즌을 두고 향후 증시에 난기류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현재 투자자들은 실적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섭니다. 다가오는 실적 발표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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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당 수 기업들이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한 상태여서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당장 14일부터 실적을 줄줄이 내놓은 은행주들은 1·4분기보다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마이크 마요 웰스파고 리서치 헤드는 “은행들은 1·4분기보다 나쁜 최악의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고 배치 그라섹 모건스탠리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대형 은행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급증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33개 대형 은행의 대출손실이 5,600억달러에서 최대 7,000억달러(약 84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총 자본비율이 지난해 말 12%에서 7.7~9.5%로 낮아지는데요. 연준이 연말까지 자본유지계획을 내라고 한 만큼 올해 실적은 좋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가오는 어닝시즌은 눈을 가린 채 비행하고 있는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에게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거꾸로 은행들의 실적이 향후 증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좋으나 그렇지 않느냐에 달렸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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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의 경우 주가의 중요 구성요소지만 2·4분기가 최악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부분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2·4분기 기업이익이 약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2008년 4·4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회복 신호를 보내는 한 시장은 급격한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릴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부담입니다. 당장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코로나19 재확산에 식당과 극장, 박물관 등의 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는데요. 이 같은 락다운(lock down) 재개는 기업 실적과 경기회복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최근에는 경기회복세가 미궁에 빠졌다는 분석도 많은데요. 아직은 남부의 ‘선벨트’ 중심이라지만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백신이 나오더라도 지속기간과 효능 면에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