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셀 제조업체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연중 최저가에서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14일 LG화학(051910)에 대한 목표주가를 65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4월 말 40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한 교보증권은 3개월 만에 또다시 62.5%나 높인 셈이다. 교보증권뿐만 아니다. 최근 증권사들은 앞다퉈 LG화학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전날 54만원에서 6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수정했으며 하나금융투자(63만원)·하이투자증권(65만원)·이베스트투자증권(60만원)·삼성증권(65만원) 등도 주가 상향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도 60만3,429원으로 60만원 선을 넘어섰다. LG화학은 이날 전날보다 2.38% 하락한 53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와 경쟁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업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LG화학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성장 프리미엄이 인정되는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006400) 목표주가도 오르고 있다. 9일 한국투자증권이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52만원으로 제시해 50만원 선을 돌파했으며 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IBK투자증권·DB금융투자·유진투자증권 등도 눈높이를 높였다. LG화학과 삼성SDI의 현재 주가는 각각 53만4,000원과 39만2,000원으로 각각 올해 최저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지만 목표주가를 고려하면 여전히 20~30%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2차전지주들에 대한 기대치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는 것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방산업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서도 전기차 판매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고 이 과정에서 국내 셀 제조업체들의 시장 점유가 빠르게 늘었다. 실제로 LG화학은 올해 5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7.8GWh(기가와트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4.2%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SDI도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3.7%)보다 3%포인트 가깝게 늘어난 6.4%를 기록해 LG화학·CATL·파나소닉에 이어 ‘빅4’ 자리를 꿰찼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확대 정책 등으로 2차전지 수요가 빠르게 정상화해 대형 2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LG화학의 중대형 전지 사업의 영업이익을 487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올해 자동차 배터리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