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별세한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의 장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백 장군은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지만 재향군인회·상이군경회와 미래통합당 등은 국립서울현충원에 묻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 장군이 대전현충원으로 가는 것은 서울현충원에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백 장군은 생전에 사후 대전현충원에 묻힐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반발하지 않았다. 국가보훈처가 그의 유족에게 대전현충원 안장 계획을 알리자 이에 동의했다.
1954년 3월15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제1군 야전군 사령부 창설 기념식에서 백선엽(왼쪽) 사령관이 이승만(가운데) 대통령과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영접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그런데도 보수진영에서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니, 도대체 대전과 서울에 뭔가 차이가 있기는 한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두 현충원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는 곳으로 같은 훈격의 묘지다. 묘지 관리나 예우 등에 있어 동일하다.
장소만 다를 뿐 같은 급의 묘지인데도 서울현충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계속되는 것은 서울이 수도라는 상징성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는 접근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미 백 장군은 생전부터 대전현충원 안장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니 지금 와서 서울현충원인지 대전현충원인지를 논하는 것은 너무 때늦은 논란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대전현충원 안장에 대해 반발하지 않은 유족들의 뜻을 우선 존중해줘야 함을 감안하면 장지 논쟁은 소모적이기까지 하다. 다만 관할 주체가 대전현충원은 보훈처, 서울현충원은 국방부라는 점에서 국방부가 일찍이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겠다”는 입장을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이제는 일제시대부터 6·25전쟁 등 우리 근현대사의 현장에 있었던 백 장군이 대전현충원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장지 논쟁을 그만 멈췄으면 한다. 백 장군은 다른 6·25전쟁 영웅과 달리 호평과 함께 혹평도 있는 터라 앞으로 그에 대한 객관적인 역사적 평가를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