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들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5일 “문재인 정부는 ‘후분양제’ 도입 의지가 없다”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주장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경실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후분양제도 도입 발언을 지지하며, 미래통합당 당론으로 채택하여 즉시 입법화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선분양제 국가”라며 “선분양제로 인해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부풀려지고, 소비자들은 수억원을 지불하고 입주한 아파트에서 각종 하자 문제로 고통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정치권의 허울 뿐인 후분양제 약속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의결된 후분양제 도입 로드맵과 관련해 “2007년 첫 시행을 뒤로 미뤘고, 정권 교체 시기에 관료들은 후분양 로드맵를 없앴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정계획 발표 때 약속한 후분양 활성화 내용은 “공공부문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후분양을 도입하고, 민간부문은 인센티브 제공 확대를 통해 후분양을 유도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지난 2006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공공주택의 후분양제에서 나아가 “공공, 민간 가릴 것 없이 전면적인 후분양제 도입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시 서울시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80% 완공 후에 분양하게 했다. 현재는 초기 정책에서 후퇴해 일부 공공분양 주택만 60% 완공 후 분양하는 실정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앞선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부동산 시장 자체를 이제 주택도 하나의 완성 상품처럼 다 지어서 주택업자들이 팔 수 있는 제도로 돌아가자”며 ‘후분양제’ 도입을 주장했다. 세금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단 것이다. 그는 “후분양제를 통해 투기를 막을 수 있다”며 “선분양 제도가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됐는데, 그때만 해도 저축이 부족해서 선분양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돈이 쌓여 있는데 건설사가 돈을 빌려 건물을 짓고 후분양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