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산의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기업자산 매각지원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다. 기업 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자산을 팔 때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매입 ‘플레이어’로 나서 헐값에 파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매입 대상으로는 대한항공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거론된다.

15일 금융위원회, 캠코는 프로그램 공고를 내고 17일부터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캠코가 사들일 기업의 자산은 총 2조원 규모다. 다만 향후 민간투자자가 참여하면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자산도 매입 대상이다.

캠코는 우선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자산 매입 심사대상선정위원회(선정위)를 발족해 매입대상을 선별한다. 지원의 △시급성 △효과성 △공정성 △국민경제 영향 등을 심사 기본원칙으로 삼는다. 이후 매각지원 심사위원회(심사위)에서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가격을 바탕으로 검토를 거쳐 캠코가 기업에 제시할 가격을 최종 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협의를 하고 기업이 받아들일 경우 최종 계약이 체결된다.


캠코가 매입할 자산은 신청 기업이 매각을 원하는 국내 소재 기업자산이다. 해외 부동산도 기업 상황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건물·사옥 등 기업보유 부동산, 공장·항공기·선박, 기업이 자산으로 보유한 타 회사 지분 등이 매입 대상이다. 다만 법률상 하자가 심각한 부동산, 법령에 따른 처분 또는 이용제한 등의 사유로 향후 매각이나 개발이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기계·설비 등 동산자산 등은 제외한다.


지원 방식은 다양하다. 캠코가 직접매입·보유 후 제3자에 매각하는 바이앤홀드(Buy&Hold)가 있을 수 있다. 또 매입후 재입대를 뜻하는 세일앤리스백(Sale&Leaseback)은 기업의 공장·사옥·선박·항공기 등 영업용 자산을 캠코가 인수하고 해당 기업이 임대료 부담을 조건으로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경영개선 후 우선 매수권을 행사해 자산을 우선 재인수할 수 있다. 자산 유형에 따라 민간자본 참여 요청 등이 있을 경우 캠코와 민간이 공동 투자할 수도 있다.

첫 매입 대상이 무엇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최소 5,000억원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서울시는 보상비로 4,671억원을 책정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