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있는 센트로폴리스 건물의 전경./센트로폴리스 홈페이지
최근 완공된 서울 종각 근처의 오피스빌딩인 센트로폴리스가 뛰어난 입지 조건과 안정적인 전산 인프라 등에 힘입어 외국계 증권사들의 새로운 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 한국법인은 오는 25일 서울 중구 공평동에 있는 센트로폴리스 17~18층으로 이주한다. 현재 서울 중구 소공로 한화빌딩에 입주해 있던 맥쿼리 한국법인 계열사뿐 아니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맥쿼리투자신탁운용도 센트로폴리스로 옮긴다. 마찬가지로 한화빌딩에 한국 본사를 두고 있던 크레디트스위스(CS)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센트로폴리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센트로폴리스는 서울의 중심부인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지하 8층, 지상 26층 규모의 건물이다. 지난 2018년 LB자산운용이 1조1,200억원에 사들였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금호아시아나, SK텔레콤 등이 입주해 있다. 외국계 회사 중에는 휴대폰 보험사 아슈리온코리아, 사모펀드 칼라일, 재보험사 뮌헨리 등 금융사들이 들어와 있다.
맥쿼리 한국법인과 CS가 센트로폴리스로 옮기게 된 배경은 한화빌딩의 리모델링 공사다. 한화빌딩은 1998년 준공된 건물로 리모델링 기준 연한(준공 후 15년)에 부합한다. 본래 입주해 있던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와 맞물려 새 건물로 들어서게 됐다는 것이다. 한화빌딩은 조만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CS와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던 UBS도 센트로폴리스 입주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S와 UBS는 모두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사다. UBS는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에 한국 본사를 둔 후 2007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한 건물’로 몰리는 것은 전산 인프라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주식·채권·선물·옵션 등 1분 1초에 따라 수익이 갈리는 업무를 수행해야 해 전산 인프라가 안정적인 빌딩을 선호한다. 전산 오류라도 발생하면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에서 원하는 만큼의 전산 인프라를 갖춘 빌딩 매물은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한화빌딩·SFC 등 일부 건물에 외국계 증권사 사무실이 몰렸던 배경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전통적으로 종로·광화문 지역에 자리를 잡아왔다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 상당수가 여의도에 집결해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 직원 중에서는 혼잡한 여의도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