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가 마셨다" 인천 '유충 수돗물' 파문 속 담당자 징계해달라 靑청원

15일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한 주택에서 발견된 유충이 물병에 담겨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인천 서구 일대와 부평구 등에서 ‘깔따구류’의 수돗물 유충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수돗물 관련 담당자의 징계를 요청한다는 청원글까지 올라오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0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출근 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퇴근 후 근처 마트에 생수를 사러 들르니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이어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얼마 전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그는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있을 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물 드셔 보신 적 있으십니까.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시냐”고 물으면서, “관련 부서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추홀 생수를 주겠다 안내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결하겠다는 목표도 없이 행정적 태도로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지난 인천의 붉은 수돗물, 그리고 이번의 유충 수돗물까지 이것은 자연 재난이 아니다. 이것은 장담컨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그는 “조속히 문제해결을 약속해 주시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 및 관련 지역 주민들에게 어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며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지 마시고,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니, 꼭 사실을 밝혀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정오까지 모두 23건의 유충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탱크나 싱크대 등에 고인물에서 발생 하는 벌레 종류다.

인천시는 안전을 위해 서구 왕길동, 원당동, 당하동, 마전동 등 약 3만6,000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주민들에게 생수를 제공하고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급식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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