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대선 유세를 진행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케빈 스팃(가운데)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유세에 참석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참석했던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미국 현직 주지사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의 스팃 주지사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전날은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밝혔다. 스팃 주지사는 곧바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완치할 때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 스팃 주지사의 아내와 두 아들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팃 주지사 감염의 불똥은 트럼프 대선캠프로 튀고 있다. 스팃 주지사가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진행된 대선 유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해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트럼프 대선캠프 측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선캠프 측은 당시 캠프 측이 배포한 마스크를 참석자 대부분이 쓰지 않아도 따로 조처하지 않았다. 다만 스팃 주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털사 유세는) 너무 오래전에 일어난 행사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은 작다”며 유세와 코로나19 확진의 상관성에 선을 그었다.
스팃 주지사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해온 태도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스팃 주지사는 오클라호마주가 가장 빨리 경제 활동을 재개한 지역 중 하나라고 강조하는 동시에 “엄격한 공중보건 조치 대신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에도 스팃 주지사는 이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상황만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기존 견해를 거듭 확인했다.
오클라호마주 보건당국은 지역 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최고치를 기록해 누적 환자가 2만2,813명으로 증가했고, 입원 환자는 지난주 458명에서 이날 기준 561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오클라호마 중 털사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확산하자 그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유세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앞서 트럼프 대선 캠프의 팀 머토프 대변인은 “유세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받았으며 곳곳에 손 세정제가 비치돼있었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