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서운 김정은, 상반기 공개활동 18회 그쳐...2012년 집권 후 최저

통일연구원, 김 위원장 2020 상반기 공개활동 분석
2013년 상반기 100회, 매년 약 50회 대비 대폭 감소
군행보도 50% 넘어...북미 협상 불만 표출영향 탓

북한 조선중앙TV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 상반기 공개활동 횟수가 18회에 그쳐 집권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상반기 공개활동 평가와 분석’ 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한 전달을 제외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총 18회로 이는 2012년 집권 이후 상반기 기준 최소치다.

김 위원장이 2013년 상반기에는 무려 100회 가까이 공개활동에 나섰고 2017∼2019년에도 평균 40∼50회가량 공개활동을 한 점을 보면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대폭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개활동에) 동원된 인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 경우 자칫 김 위원장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가급적 공개활동을 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분야별로는 군사훈련 참관 및 군부대 시찰 등 군사 관련 행보가 전체의 55.6%에 해당하는 10회로 가장 많았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벼랑 끝 전술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 한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올해 초 신형 전략무기 참관 및 군부대 시찰 등 광폭 군 행보를 이어갔다.

공개활동에는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데 경제분야와 비교해서 군사분야 공개활동이 동원 인원의 선별과 통제가 수월해 코로나 19 방역에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 관련 공개활동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2012년 집권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반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등 정치 분야 활동은 4회, 설 기념 공연 관람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등 사회·문화 분야 활동은 3회로 적었다.

경제 분야 활동은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 현장 현지지도 단 1회에 불과했다. 대외부문 공개활동은 한 번도 없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는 코로나 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않는 한 올해 하반기에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단기간 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국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김 위원장의 대내외 공개활동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비교적 적은 인원이 동원되는 각종 회의 참석 등의 공개활동이 지속해서 이뤄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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