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삼성전자(005930)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수한 현금흐름과 재무상황을 이어가면서 ‘AA-’급의 글로벌 신용등급 방어에도 성공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삼성전자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16일 밝혔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향후 1~2년 동안 견조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무차입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S&P는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거시경제와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비롯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우수한 현금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14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증가했다.
우호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기타 사업부의 올해 2·4분기 실적 저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와 내년에도 꾸준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S&P는 “우리가 가정한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약 28조원에서 올해 28조원, 내년 33조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의 실적은 저하될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TV 및 기타 가전 사업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봉쇄조치에 따른 민간 소비와 기업지출 감소, 경기침체 등으로 이들 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35%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이들 사업부의 실적 둔화를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회사의 신중한 투자정책 역시 현금흐름 흑자 기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S&P는 “향후 2~3년 간 90조원이 넘는 순현금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은 순현금 규모는 높은 수준의 재무적 여력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삼성전자에게는 기회인 동시에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미국의 화웨이 사용금지 조치는 삼성전자가 향후 2~3년 무선통신장비 시장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며 “그러나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이 하락할 경우 부품의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상쇄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