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5000억대 펀드 사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3년 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기금을 펀드로 운용할 때 6곳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았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옵티머스가 편입했다고 밝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대해 KCA는 물론이고 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도 채권의 허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옵티머스는 당시의 레코드를 발판으로 본격적으로 공공기권 매출채권 투자 펀드 규모를 불렸고 금융권 초유의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3년 전 공공기관 매출채권 드러나
당초 옵티머스는 성지건설과 STX건설이 보유한 이같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양도받아 투자한다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특정 법인이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고, 옵티머스는 법인의 사모사채를 인수(자금 대여)하는 방식이었다. 해당 법인은 엠지비파트너스, 엔비캐피탈, 코리아리츠 등이었던 것으로 이후 드러났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2017년6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기금을 유치하면서 제시한 펀드 운용 제안서./자료=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실
하지만 당시 건설사가 보유했던 매출채권은 애초에 양도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CA나 증권사들은 옵티머스가 당시 매출채권을 실제로 담보로 잡았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고 말았다. KCA 관계자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감사가 이뤄졌을 때도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로 있었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후 과기정통부가 이 사항을 포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펀드 판매, 대신·한화→한국·NH로
이후 옵티머스가 펀드 판매 증권사를 다변화하며 사실상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는 안전한 투자 물건으로 연 3.5% 내외의 수익률을 낸다는 이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금융감독원이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증권사별 옵티머스 펀드 판매 잔액’ 자료에 따르면 케이프증권은 2017년 12월 말 668억원, 골든브릿지(현 상상인)은 2018년8월 말 817억원,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2월 말 2,405억원으로 각각 최대치를 찍는다. 다만 이들은 최근에는 펀드 판매를 줄이면서 한국투자증권(지난해 9월 말 707억원)과 NH투자증권(올해 4월 말 4,778억원)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펀드 가입 결탁 의혹은 수사의뢰
증권사들은 옵티머스가 KCA와 거래를 성사시킨 후 자신들을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CA에서 옵티머스랑 이야기를 다 끝내고 가입하겠다고 했다”며 “우리가 마케팅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본인이 가입의사가 있는 기관(KCA)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KCA 쪽에 서류 들고 싸인받으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전 부사장은 “KCA 기금 펀드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KCA 측은 “정 전 부사장이 찾아온 사실은 없다”며 “당시 펀드 가입 과정에 내부 결탁이 있었는지도 수사의뢰된 상태”라고 했다.
/조권형·이혜진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