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힘입어 'V자 반등'…지속은 소비에 달려

■中 2분기 성장률 3.2%
정부 4~6월 투자 증가율 11,4%
산업생산 늘어나 경제성장 견인
소매판매는 여섯달째 마이너스
하반기 6조위안 투자 계획에도
0%대 수출 등으로 전망 어두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1·4분기 사상 최악으로 추락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강력한 투자 드라이브와 기업들의 생산 확대로 2·4분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했다. 다만 소비부진이 여전하고 글로벌 경기도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에 이런 성장세를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반등이다. 앞서 1·4분기에는 -6.8%였는데 한 분기 만에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상반기 전체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류아이화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의 여파를 점진적으로 극복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 회복은 여전히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4분기 깜작 성장률과 관련해 정부의 투자 독려가 주효했다고 봤다.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됐다는 판단 아래 경제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가 여전히 저조한 상황에서 투자를 확대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1~6월의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28조1,603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4~6월 2·4분기는 19조7,458억위안으로 오히려 0.1% 늘어났다. 특히 핵심 인프라 등 정부 부문의 정책성 투자만 놓고 볼 때 2·4분기 8조7,395억위안으로 증가율은 두자릿수인 11.4%였다. 1·4분기에 -10.0%였던 데 비하면 큰 변화다.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로 2·4분기 산업생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4.8%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4~6월 모두 3~4%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1·4분기는 -8.4%였다.

문제는 코로나19 충격의 여파로 소비가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8%였다. 1~2월 -20% 밑이었던 데 비해서는 개선됐다고 하나 아직 부진한 상황이다. 래리 후 매쿼리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4분기 회복세는 강했지만 고르지 않았다”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투자가 소비보다 강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생산확대에도 이를 받쳐줄 수요가 늘지 않으면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재고 증가의 영향인데 앞으로 무작정 생산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16일 중국 베이징 중심부 CCTV 본사 앞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4분기에 -6.8%까지 추락했던 중국 경제성장률이 2·4분기에는 3.2%로 반등에 성공했다./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중국의 하반기 성장률 흐름에 쏠리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6월 수출이 겨우 0.5% 증가한 것을 비롯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며 해외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두고 미국 등 서방세계와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는 갈등도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은 6월부터 확산돼온 남부지방의 대홍수가 변수다.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성장 모멘텀은 둔화할 수밖에 없는데 하반기 평균 성장률은 5%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코로나19를 통제한 상황에서 5월 말 확정된 올해 사업계획에 따라 주로 하반기에 최소 6조위안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는 것도 일단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의 장기적 경제성장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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