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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등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1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노무라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 감소하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CNN은 “달러 매수자들과 회의론자들은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에 주목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달러화 전망에 대해 덜 낙관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처럼 달러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는 원인으로 늘어나는 부채 부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꼽았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될 경우 동맹국들이 다른 상위 통화를 보유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블랙록과 같은 자산운용사들도 고객들에게 유럽에서의 투자 기회를 고려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통화체제가 실제로 변화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달러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에 대한 미국의 대응 실패도 달러화 약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영화관과 동물원, 박물관 등을 다시 폐쇄한 상태다. 이 밖에 미국 내 27개 주가 경제 재개를 보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노무라의 조던 로체스터 전략가는 “보다시피 미국은 너무 일찍 재개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때문에 달러화는 중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 증가에 대한 우려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부채도 문제다. CNN은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1%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차입을 늘리고 있다. 재무부는 지난달 재정적자가 865억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상수지 적자도 문제다. CNN은 다른 선진국들 역시 차입을 늘리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이 사들이는 것보다 정부가 더 빨리 부채를 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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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유로화는 올 들어 달러 대비 2%나 상승하는 등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코로나19 신규 발병과 싸우는 반면 유럽은 보다 일찍 봉쇄에 들어가면서 나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체스터 전략가는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이 금융시장을 통해 7,500억유로를 조달하는 내용의 경기회복안에 이달 중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유로화에 긍정적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