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송환을 피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씨의 아버지가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 씨의 부친(54)이 17일 경찰청에 출석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손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을 본격 수사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손씨 아버지를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아들 고소·고발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친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면 경찰은 손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수사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경찰청에 도착한 손씨 아버지는 ‘아들이 미국에 안 가게 됐는데 일부 고발을 취하할 계획이 있는가’, ‘아들이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시간이 없어서 (대답을 못 한다)”라고 답했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 5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아들을 직접 고소·고발했다. 손씨 아버지는 검찰이 과거 손씨를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할 때 범죄수익은닉 관련 수사를 하고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손씨가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고발은 아들의 미국 송환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됐다.
해당 고발 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신형식)에 배당됐다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유현정)에 재배당된 뒤 지난 10일 경찰로 이첩됐다. 경찰이 수사를 맡게 된 것은 2017~2018년에 손정우 등 W2V 수사를 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앞서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2017년 9월 미국으로부터 국제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받아 그해 10월 내사에 착수한 다음 이듬해 3월 손씨를 체포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 후 손씨를 구속기소 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2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지난해 5월 형이 확정됐다. 올해 4월 27일 형기가 만료돼 출소 예정이었지만 미국 범죄인 송환 요구로 출소가 미뤄졌다. 하지만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손정우를 미국에 인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손정우는 지난 7월 6일 출소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