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이나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를 14억 인민에 맞서는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14억 중국 인민에 맞서는 것“이라면서 ”중미 양국 국민의 바람에 어긋나며 매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공산당의 영도 하에 중국이 발전을 이뤄왔다면서 ”어떤 국가나 개인, 세력도 중국 인민의 선택을 부정할 권리가 없으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따른 전진을 막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개방과 포용을 선택할지 폐쇄와 고립을 택할지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고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공산당원과 가족의 비자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공산당원은 9천200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공산당뿐만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이나 국영기업 임원의 방문도 불허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추산에 따르면 2억7,000만명이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포안이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강경 노선 전략을 택하고 있으나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발언은 강경하게 해도 실제 행동은 달랐던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비판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높게 평가하고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 진압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만약 이번 조치가 시행된다면 지난 2018년 이후 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인 후 가장 도발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쉐 중국 담당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원이라도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중국 인구의 거의 10%를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반미 정서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