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중국 주식시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렸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증시로 달려들고 있다. 국내외에 상장된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중국 현지의 개별 종목까지 사들이는 투자 패턴을 이어가면서다. 중국 증시가 단기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만큼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올 하반기 2차 상승 랠리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KODEX 심천ChiNext(합성)’ ETF를 243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TIGER 차이나 CSI300’에 127억원, ‘TIGER 차이나CSI300(192090)레버리지(합성)’에 74억원 등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ETF도 직접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까지 홍콩에 상장된 ‘중국 AMC CSI300’을 4,052만달러(약 488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국내에서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ETF다. 지난달 미국 채권형 ETF에 큰 관심을 보이던 것과 흐름이 달라진 것이다. 이와 함께 ‘CSOP차이넥스트’ ETF와 ‘크레인셰어스 CSI 중국인터넷’ ETF도 각각 2,335만달러(약 281억원), 1,729만달러(약 208억원)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 매수세도 강하다. 7월(1~15일) 중국 본토 주식의 순매수는 1억5,200만달러(약 1,830억원)로 6월의 8,800만달러(약 1,060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중국 시장은 주춤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실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9일 3,450.59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3,200선으로 떨어졌다. 기술주의 비중이 높은 선전지수도 10일 1만4,149.14에서 1만3,000선까지 하락했다. 중국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2·4분기 경제성장률(3.2%) 수치를 내놓았음에도 플러스로 전환되지 못한 소비지표에 대한 실망감이 나타났고 그간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버블 붕괴’의 트라우마가 있는 정부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언론은 빚내서 주식 투자하는 행위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강세장을 주도했던 ‘구이저우마오타이주’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에 중국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조정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하이지수가 7월 들어 약 2주간 15% 올라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개인들의 투자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인 만큼 조심해야 하는 국면은 맞지만 2015년 지수가 5,000선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고점이라고 평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 등에서 중국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 우위에 있을 것”이라며 “상하이지수의 상단을 3,800으로 상향조정한다”고 했다. 반대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HSBC는 “최근 중국 주식의 가격이 비싸졌다”고 평가하며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나·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