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불매에 주춤한 수입맥주 자리 꿰찮다

수제맥주 비중, 수입맥주 앞질러
수제맥주 시장 매년 20~30% 성장
수입맥주, 불매 이후 회복 안 돼…아사히 3위권 밖으로

전체 맥주 시장은 줄어드는 가운데 수제맥주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나홀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는 일본 불매 등으로 주춤한 수입맥주 자리를 노릴 만큼 뚜렷한 성장세다. 올 초 주세법 개정으로 종량세가 도입, 수제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데다 국산 수제맥주 역시 편의점에서 ‘4캔 1만원’ 마케팅이 주효했다. 수입맥주는 지난해 상반기 일본 맥주 아사히가 1위를 차지했지만, 불매 운동으로 사실상 퇴출되면서 3위 안에도 못 들었다. 수입 맥주 전체 시장이 휘청대면서 순위도 요동쳤다.

1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0.8% 성장했다. 지난 3월 수제맥주 매출 비중은 50.3%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수입맥주(49.7%)를 앞질렀다.

지난 몇 년간 맥주를 비롯한 전체 주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류 시장 출고액의 경우 지난 2015년 9조3,616억원에서 지난 2018년 9조394억원으로 줄었다. 맥주 출고량은 2014년 206만㎘에서 2018년 174㎘로 4년 만에 15%가 감소했다. 이에 비해 수제맥주는 최근 4~5년간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4~5배 성장(편의점 기준)하고 있다. 다양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올해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수제맥주에 대한 세금이 큰 폭으로 줄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편의점 황금자리도 수제맥주 몫이 됐다. 제주맥주는 국내 5대 편의점인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에 모든 제품을 입점,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인 핸드앤몰트 국산 꿀을 첨가한 은은한 단맛을 내세운 신제품 ‘상상 페일에일’도 편의점 4캔 만원 행사로 인지도를 넓혔다.


협업 브랜드도 시장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제너시스BBQ가 업계 최초로 자체 수제맥주 브랜드를 선보였다. BBQ는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비비큐 비어(BBQ Beer)’ 6종을 개발했다. ‘BBQ 헬레스’ ‘BBQ 바이젠’ ‘BBQ 둔켈’ ‘BBQ 아이피에이’ ‘BBQ 지피에이’ ‘BBQ 필스너’ 총 6종이다. BBQ는 원활한 수제맥주 사업 진행을 위해 경기 이천에 자체 양조공장도 건설 중이다. 내년 완공 후엔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한편 한층 풍성해진 수제 맥주 시장에 수제 맥주를 주제로 한 대규모 컨퍼런스도 예정됐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비어 컨퍼런스 2020 (KIBCON 2020)’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맥주산업’을 주제로 기획됐다. 오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사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맥주산업박람회(KIBEX) 2020에 참가하는 관련 기업 123개사 중 해외 기업 비중이 45%에 달할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해오 바이어들도 국내 수제맥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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