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밖' 민주당 전당대회...흥행 분위기 조성되나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고 등으로 흥행 저조가 우려됐던 더불어민주당 8·29전당대회가 공식 후보등록일이 다가오면서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2강 구도로 정리된 당대표 선거와 다르게 최고위원 선거는 공정·2040세대·여성·호남 등 저마다의 키워드를 내세운 후보자들이 적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선인 이원욱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 정의기억연대 사태 등에서 공정함의 가치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자성해야 할 지점은 바로 ‘민주’”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의 피해자 ‘호칭 논란’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은 정치적 반대세력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매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함께한 세력이라고 해서 무죄추정 원칙으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자세는 ‘내로남불’식 태도”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처음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재선의 이재정 의원은 2040세대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등록은 20~21일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소병훈(재선·경기 광주갑)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의원과 신동근(재선·인천 서을) 의원도 출마 채비를 마쳤다. 국토위원장을 맡은 진선미 의원도 출마를 최종 고심하고 있다. 충청 지역에서는 김종민 의원, 호남에서는 전북 출신의 한병도 의원과 광주를 지역구로 둔 양향자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원외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대표, 원내대표, 선출직 5명, 지명직 2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당규 66조에 따라 득표율 상위 5명에 여성이 없을 경우 득표율 5위 후보자 대신 여성 최고위원 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가 당선자가 된다. 선출직 5명 가운데 최소 1명은 여성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역시 20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전에 나선다.

이 의원은 후보등록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강원 지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 전 의원은 14일부터 울산·충청·대전 지역을 연이어 방문했으며 18일에는 이 의원에 앞서 봉하마을을 찾았다.

특히 지금까지 박 시장 사망 등 예민한 현안과 경쟁후보의 약점 등에 대해 두 캠프 모두 말을 아껴왔지만 앞으로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역대급’인 내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사퇴가 불가피한 이 의원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그동안 역시 예민한 현안에 대해 발언을 지나치게 아낀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본격적으로 메시지를 내며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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