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띄워진 트위터 로고. /AFP연합뉴스
미국 정치·경제계 거물들의 트위터 계정이 한순간에 뚫리며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던 ‘트위터 해킹 사건’은 일부 국가나 전문 해커조직이 아닌 10~20대 해커들의 장난에서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 벌어진 해킹에 가담한 이들과 메신저로 인터뷰한 결과 “(이번 사건은) 러시아 같은 한 국가나 치밀한 해커조직이 아닌 젊은이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한 글자나 숫자 하나로 구성돼 희소성이 있는 아이디를 해킹한 뒤 이를 팔아 수익을 내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미국 서부에 거주하는 20대라고 밝힌 해커 ‘엘오엘(lol)’과 미국 남부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9세라고 밝힌 ‘에버소앵셔스(ever so anxious)’는 해커 ‘커크(Kirk)’의 이 같은 제안으로 해킹을 시작했지만 커크의 범행이 대담해지자 바로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커크는 이후 유명인사 계정에 ‘비트코인으로 1,000달러를 보내면 30분 안에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약 12만1,000달러(1억 4,500만원)를 챙겼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해커들에게 트위터 계정이 뚫린 미국 정치·경제계 인사들. 윗줄 왼족부터 시계방향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연합뉴스
앞서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가 소속된 공화당 의원들의 계정이 아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들이 해킹의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범행 배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해킹된 계정이 비트코인 탈취에 도용된 점을 들며 북한이 유력한 용의자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트위터 계정이 대거 해킹당한 사건에 대해 FBI가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주범인 커크의 신원이 알려지지 않아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방법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일단 트위터 측은 “내부 시스템과 도구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사회공학적 공격’ 정황을 감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공학적 공격은 시스템의 취약성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악용해 권한을 탈취하는 방법으로 관리자 계정 권한을 가진 운영자에게 악성프로그램이 첨부된 e메일을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