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실업률 23% 찍을 수도"…美경제 '더블딥' 공포 커진다

JP모건 "가을 재확산·셧다운땐
5·6월보다 경제 환경 나빠질 것"
IHS마킷도 연말 '2차침체' 점쳐
주요기관, 고용지표 악화에 경종
美 둔화 따른 세계경제 타격 전망
IMF 등 경기부양책 중요성 강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면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경제는 2·4분기에 반등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올가을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전국적인 셧다운(폐쇄)이 재연되면 실업률이 2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5월과 6월보다 훨씬 더 암울한 경제환경이 펼쳐질 것이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뭐가 될지) 모른다. 이를 추측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만 해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환자가 7만명을 계속 웃돌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IHS마킷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회복의 취약성이 높아지면서 더블딥을 뜻하는 ‘W자형’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더블딥 확률은 약 20%지만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따라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리만 베라베시 IHS마킷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세라 존슨 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2차 경기침체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올 수 있다”며 “다만 지금의 침체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 미국은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7.5% 상승하면서 V자 회복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접객은 회복세가 더디다. 특히 고용지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30만건으로 시장 예상치(125만건)를 넘어서면서 17주 연속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월가의 시각도 같다. 더블딥은 아니더라도 L자나 U자형 같은 느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선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이코노믹스 헤드는 “5월과 6월에 V자 회복을 봤지만 이것이 올해 말에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며 “시작은 V자였지만 L자형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재확산→미국 등 경기둔화→세계 경제 타격’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는 아직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코로나19의 2차 파동이 발생하면 더 큰 경제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각국이 추가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IMF 역시 아직 부양책을 거둬들일 때가 아니며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준비 중이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장은 세부안에서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의견차이가 있지만 1조5,000억~2조달러 수준의 추가 지원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IHS마킷은 “소비자와 기업들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재정과 통화당국이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한 경기회복 가능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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