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발표 앞둔 테슬라, 흑자 달성할까...월가 전망은 '적자'

지난 6월 한 여성이 하남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가 오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올 2·4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가운데 월가에서 테슬라가 흑자를 기록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흑자를 달성하게 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돼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자 나면 S&P500 편입되지만...월가 컨센서스는 주당 1.02달러 손실

1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올 2·4분기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마켓워치는 “테슬라가 흑자 달성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분기에 흑자가 날 경우 테슬라는 3개월에서 6개월 내로 S&P 500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S&P500지수에 편입되려면 4개 분기 연속 일반회계기준(GAAP) 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테슬라는 올 1·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상태다. S&P500 지수 편입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자금이 테슬라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닝스타 다이렉트 자료에 따르면 최소 1조6,000억달러(약 1,928조원) 규모의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가 S&P 500 지수를 추적한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의 2·4분기 실적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 33명의 컨센서스는 GAAP 회계 기준 주당 1.02달러 손실이다. 조정손실로 보면 주당 14센트가 예상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기록한 주당 2.31달러 손실과 1.12달러 조정 손실보다 줄어든 것이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한 흑자 달성에는 실패하게 되는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테슬라의 2·4분기 매출이 5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63억5,000만달러)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엇갈리는 기대감...차량 인도규모 상향 전망도 나와

흑자 기록과 별개로 차량 인도량에 대한 기대감으로 테슬라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석도 상당하다. 에버코어ISI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올해 인도량 전망치를 기존 43만5,000대에서 46만대로 상향했다.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테슬라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이 폐쇄되는 악재를 맞았지만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의 생산을 통해 미국 공장 폐쇄 효과를 상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5월 중국에서 중국산 모델3 11만95대를 팔아 중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5월 중국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7만200대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15%를 넘었다.

출시 첫 달인 1월 3,563대였던 중국산 모델3 판매 대수는 3월 1만대 선을 넘어섰고, 이달에는 다시 1만1,000대선을 넘으면서 월간 판매 기록을 경신 중이다. 1∼5월까지 중국산 모델3은 총 3만2,353대가 팔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자동차정보통신망(China Automotive Information Net)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1만4,976대의 테슬라 차량이 등록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올 5월에 비해 32% 증가한 것으로 테슬라가 중국에서 기록한 월별 등록 대수로도 사상 최고치다.



"9월 22일 배터리데이에 주목하라"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요소는 배터리데이다. 테슬라는 오는 9월 22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터리데이’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 등에 따르면 이번 배터리데이 행사는 프리몬트 공장에서 진행되며 투자자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 행사는 당초 올해 초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반기로 연기됐다.

테슬라는 이 행사에서 다양한 배터리 신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터리 구성요소인 ‘셀’(Cell) 생산 관련 기술 발전에 대한 소개가 지난 연례 주주총회에서 있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100만마일 배터리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량을 실은 트럭 한 대가 떠나고 있다./AP연합뉴스



FT "테슬라 주가, EPS의 1,200배"

하지만 치솟는 테슬라 주가가 주식시장이 버블 단계에 있다는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올 1·4분기 기준 테슬라의 주당순이익(EPS)은 1.24달러인데 테슬라 주식은 EPS의 1,200배 이상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전기차를 생산 중인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EPS의 10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17일 미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 대비 0.01% 오른 1,500.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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