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된 KBS2 ‘퀴즈위의 아이돌’과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 사진=KBS2, MBC 제공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저녁, 전혀 다른 콘셉트의 두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탔다. KBS2 ‘퀴즈 위의 아이돌’(이하 ‘퀴즈돌’)이 가장 먼저 베일을 벗었고, 그 뒤를 이어 2부작 편성인 MBC 새 파일럿 예능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안 다행’)가 방송됐다.
‘퀴즈돌’은 다국적 K-POP 아이돌들이 퀴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퀴즈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모두가 함께 풀 수 있는 ‘퀴즈’가 중심이다. ‘안 다행’은 20년 우정을 자랑하는 축구계 레전드 안정환과 이영표가 무인도에서 자연인과 함께 살아보는 극한 생존기를 다뤄, 두 사람의 ‘무인도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 두 프로그램은 결을 달리 하지만 본 방송 전부터 브로맨스의 케미(케미스트리·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를 예고하며 첫 방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안 다행’은 스포츠 선수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한 두 사람의 첫 동반 예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랜 절친인 안정환과 이영표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어떻게 표출될지가 ‘안 다행’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였다. 실제로 제작진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퀴즈돌’은 아이돌 프로그램 전문가 정형돈과 선넘는 대세 방송인 장성규의 만남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두 사람은 전날 열린 제작 발표회부터 톰과 제리처럼 서로를 저격하는 등 넘치는 순발력과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하며, 티키타카 호흡을 선보였다.
‘안 다행’의 1회 방송분. / 사진=MBC 제공
기대와는 달리, 서로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인만큼 시청률에 있어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퀴즈 위의 아이돌’ 1회는 시청률 1.6%(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의 마지막회 시청률인 2.1%보다 낮았다. 인기 그룹 세븐틴이 첫 게스트로 등장한 사실을 감안해도 아쉬운 수치였다.
반면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성공적인 첫 출발을 알렸다. 1회 시청률이 4.9%, 7.2%(닐슨 코리아/전국기준)로, 같은 시간 경쟁 프로그램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의 시청률(7.4%, 6.9%)을 바짝 추격했다.
이날 ‘안 다행’에선 휴대전화와 전기도 통하지 않는 오지의 무인도 ‘황도’에 거주하는 자연인을 만난 안정환과 이영표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점심 준비를 위해 뙤약볕에서 홀로 분투하는 안정환과 그늘에 앉아 성게 손질만 하는 이영표의 모습이 대비됐고, 두 사람의 반전 케미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급격한 체중 증가로 체력 저하에 시달리는 안정환은 무언가를 해도 어설픈 이영표에게 “곱게 자랐다”, “일을 너무 못한다”고 잔소리를 퍼부었다. 이에 이영표는 굴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반항까지 했다. 결국 일의 대부분은 섬 생활이 체질인 듯한 안정환의 몫이 됐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성실의 아이콘 이영표의 부캐가 나타났다’, ‘예능 선수 안정환 잡는 진정한 예능 캐릭터는 이영표다’는 반응을 보였다.
‘퀴즈 돌’의 1회 방송분. / 사진=KBS2 제공
‘퀴즈돌’ 1회에선 정형돈과 장성규가 천연덕스러운 예능감을 뽐내며 게스트로 출연한 세븐틴의 매력을 뽑아냈다. 세븐틴 8명은 각각 ‘보이즈’와 ‘도원결의’로 팀을 결성해 퀴즈대결을 벌였다. 퀴즈는 출제자가 설명한 단어를 도전자가 맞히는 ‘스피드 위의 아이돌’, 제시된 초성에 맞는 단어를 빨리 말하는 ‘초성 취의 아이돌’, K-POP 댄스 설명을 듣고 해당 노래를 맞히는 ‘댄스 레시피’ 등으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은 퀴즈는 ‘국어사전에 등록된 단어를 찾아라’였다. ‘배추하다’, ‘채소하다’, ‘녹차하다’, ‘고추하다’ 등 제시된 20개 단어 가운데 국어사전에 등록된 단어를 찾아야 했다. 조슈아는 모든 정답을 맞췄고, 기부금 두배를 향한 단독 도전에서도 정답 행진을 이어갔다. 방송 후 단어들은 실시간 검색어 급상승 상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청률 면에선 희비가 그려졌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이제 첫 발을 뗀 만큼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 만들 수 있다. 장성규가 정형돈과 함께 대세 아이돌 전문 프로 MC로서도 성장할 수 있을지, ‘안 다행’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