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7,500억유로(약 1,03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전격 합의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보조금 규모가 소폭 줄어든 지원안에 의견을 모았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27개 회원국이 지난 17일부터 나흘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회복기금을 보조금 3,900억유로(약 535조원), 대출금 3,600억유로(약 494조원)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5,000억유로로 제안된 보조금이 협상 과정에서 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 북유럽 국가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축소된 것이다.

통신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진 이번 합의를 5월 경제회복기금 초안을 처음 제시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매우 안도했다”며 “EU가 마주한 최대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을 “유럽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표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해냈다! 유럽이 하나로 뭉쳤다”고 글을 올려 협상 타결을 환영했다.

이번 합의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나라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향후 EU로부터 820억유로의 보조금과 1,270억유로 규모의 저리 대출금을 지원받게 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