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피시장에서도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기존의 영업단말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진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들어 이날까지 무선단말(스마트폰·PDA)을 통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7,725억원(34.2%)에 달했다. 이 기간 HTS는 5조22억원(25.26%), 영업단말 4조3,231억원(21.83%), 기타 전용회선은 3조6,771억원(18.56%) 등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가 증권회사를 통해 주문을 보내는 매체별로 무선단말과 영업단말(영업점 방문·전화주문), HTS, 유선단말(ARS), 기타 DMA 등 전용회선으로 나눠 거래대금을 집계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영업단말의 일평균 거래금액이 3조1,650억원(31.7%)으로 가장 많았고 MTS(2조3,630억원)와 HTS(2조1,620억억원), 기타 전용회선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랬던 것이 올 들어 MTS와 HTS가 각각 1위와 2위 주문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앞서 지난해 MTS가 일평균 거래대금의 41%를 차지해 40.7%를 기록한 HTS를 누르고 처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문매체가 됐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까지 MTS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문매체가 되며 7월까지 유가증권과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MTS가 차지하는 비중은 39.5%, HTS가 차지하는 비중은 31.9%로 커졌다.
MTS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개인투자자의 증시 신규 진입 확대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가 MTS와 HTS로 거래하고 영업단말과 기타 전용회선은 대부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가 활용하는 주문매체로 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문매체의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학개미 운동으로 늘어난 개인투자자로 인해 시장 참여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누적 거래대금은 1,671조8,000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72.9%를 차지했다. 지난해 64.8%보다 8.1% 늘었다. 증시 급락으로 MTS를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몰린 3월에는 일부 증권사들의 MTS가 장애를 빚으며 증권사들이 예정에 없던 서버 증설에 나서기도 했다.
눈에 띄는 것은 MTS와 HTS를 활용하는 투자자(주로 개인)와 영업단말과 전용회선을 사용하는 투자자(주로 기관·외국인)가 코로나19 이후 변동성 장에서 정반대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무선단말을 통해 25조570억원, HTS를 통해 7조4,020억원의 순매수가 이뤄진 데 반해 영업단말을 통해서는 15조6,710억원, 전용회선을 통해서는 16조8,880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거래 패턴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증시 수급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회복이 가시화되고 미국 달러화의 약세 반전이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수 반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국인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도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타 전용회선의 매도 대응이 약화되고 매수로 반전하는 시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