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한창인 세종시 아파트. /연합뉴스
세종시 집값이 심상치 않다. 최근 국회에서 ‘청와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앞서 세종시는 지난 6·17 대책으로 대전 주요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묶이면서 풍선효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세종시의 집값은 올 한 해 동안만 20% 넘게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새뜸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97㎡는 지난 7일 9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반년여 전인 지난해 12월 거래(6억7,500만원)와 비교하면 2억 5,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해당 단지 전용 84.9㎡ 또한 지난달 9억 2,500만원, 9억2,000만원, 9억1,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9억원대 거래가 고착되는 상황이다. 현재 해당 단지는 매물이 극히 없는 상황 속 호가가 10억~11억원에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바로 옆 단지인 ‘새뜸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단지 전용 84.9㎡ 또한 지난달 9억3,0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매물 가격은 전부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새뜸6단지 힐스테이트메이저시티 전용 84.96㎡ 또한 지난달 8억5,3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매물 가격이 기본 9억5,000만원을 넘겼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세종 아파트 가격은 20.19% 올라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매물 품귀 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는 조만간 세종시가 전용 84㎡ 기준 ‘10억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장은 더욱 불붙는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이 모두 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물론 정부부처와 청와대 등도 옮겨가 행정수도가 완성돼야 최근 논란이 되는 부동산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회나 청와대를 이전한다고 해서 서울 집값이 잡히지는 않으리라는 의견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처음 세종시를 만들어서 정부 부처를 이전했을 때 서울 인구가 줄어들었다거나,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거나 하는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라며 “청와대나 국회를 이전한다고 해서 서울 사람들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세종을 비롯한 대전 등 충청지역 주택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는 모습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