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왕좌의 게임, 승자는…

[책꽂이-OTT 플랫폼 대전쟁]
고명석 지음, 도서출판 새빛 펴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모두의 일상이 바뀐 2020년, ‘언택트(untact)’는 그 일상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됐다. 그런데 언택트의 확산 속에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몰린 곳이 있으니 바로 넷플릭스다. 드라마부터 영화, 예능, 콘서트까지 무수한 선택지 가운데 뭘 볼지 고민하다 날이 샌다는 이 콘텐츠 천국은 올 상반기에만 가입자가 2,586만명 늘어 전년 동기대비 110.2%의 증가 폭을 보였다.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Over The Top) 플랫폼이 코로나 19 확산을 계기로 더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면서. 디지털 제국의 패권을 잡으려는 거대 기업들의 치열한 전쟁에는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신간 ‘OTT 플랫폼 대전쟁’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플랫폼의 미래’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코로나 19가 판을 키운 이 거대한 전쟁판의 대표 플레이어들을 소개한다. 기존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이들의 탄생 배경과 경쟁력, 전략을 소개하는 개론서에 가깝다.


넷플릭스는 단연 OTT 시장의 최강자다. 비디오·CD 대여 사업에서 출발해 전 세계 영상 콘텐츠 시장의 주류 공식을 깨부수고 있는 주역이다. 넷플릭스가 독점 공개한 사전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OTT 플랫폼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 촬영상, 캐스팅 상을 받았고, 골든 글로브에서 4개 부문에 지명됐다. 저자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로 △영상제작사들과의 협력으로 신상 콘텐츠 확보 △정교한 개인 취향 분석 및 추천 시스템 △시즌 전체 공개 시스템에 따른 몰아보기 유행 △스필 오버(한 작품의 혜택이 다른 작품에까지 영향을 미침) 효과 △경쟁사(아마존웹서비스)와의 적절한 협력 등을 꼽는다. 책은 또 넷플릭스에 맞서는 디즈니+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콘텐츠 기업들의 디지털 패권 경쟁을 소개한다.

책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도 짤막하게 정리돼 있다. 저자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에서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자체 콘텐츠나 서비스 생태계 측면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2013년까지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규모가 애플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애플이 모바일 기반 플랫폼 구축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2018년에는 삼성전자와의 사업 규모가 배 가까이 벌어지게 됐다. 그러나 OTT 플랫폼을 둘러싼 삼성전자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구글과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OTT 관련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자사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 삼성은 ‘자사 서비스를 판타지하게 만들어줄 스마트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1만 8,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