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투자] 저금리 시대 '자산수명'을 늘려라

하철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산수명 연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은퇴 후 자산관리는 노후자산을 생존기간 동안 고갈되지 않도록 운용하고 잘 배분하고 인출해 사용하는 작업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8년 82.7세로 늘어났다. 보건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증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데 이어 5월에는 0.50%로 추가 인하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노후자산의 수명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노후준비의 기본인 ‘3층 연금’(국민 · 퇴직 · 개인연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종신연금으로 수명이 늘어나도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활용하면 장수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인들이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만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주된 직장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개시 시점 사이의 소득공백기에 가교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연금으로 노후생활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금융자산’과 ‘주택자산’을 활용해 현금흐름을 창출하면 자산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로 원리금보장형 상품만으로는 자산증식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은퇴 후에 채권 이자, 주식 배당, 부동산 임대수익 등의 금융상품을 활용해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인컴형 자산의 목표수익률은 연 3~5%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주택자산을 활용하여 임대수익과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고, 리츠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배당 소득을 받을 수 있다. 노후자산 인출 가이드라인으로는 미국 재무관리사인 윌리엄 벤젠이 제시한 ‘4% 법칙’이 있다. 금융자산을 계속 운용하면서 매년 자산가치의 4%를 인출하더라도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면 인출기간을 30년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다.

셋째,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면 은퇴 시기를 늦추고 일자리를 구해 계속 근로소득을 벌면 자산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돈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일의 가치는 올라간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 3명 중 2명(64.9%)이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며, 일하고 싶은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60.2%)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일하는 즐거움’(32.8%)을 꼽았다. 수명연장 추세를 감안하면 은퇴소득원을 3층 연금, 인컴형 자산, 근로소득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 자산수명이 기대수명 이상으로 연장되면 노후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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