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등급 회사채가 연일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전날 AJ네트웍스(095570)의 대거 미매각이 발생한데 이어 이날 한진(002320)도 기관 참여를 한 건도 받지 못해 참패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이날 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주관사단으로 참여해 2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시장 모집액이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한 것이다.
지난 5월 렌터카 사업부문 매각(약 580억원)과 내년까지 유입될 범일동 부지 매각 대금(약 3,000억원)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위 등급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현금이 유입되고 기업의 재무지표에 반영돼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이 있기 전까지는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우량등급 위주로 소화되는 발행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전날에도 AJ네트웍스는 희망금리를 연 3.4~4.95% 수준으로 제시하는 등 이례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투자자들은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았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글로벌 경기하강 전망이 짙어지면서 기업들의 펀더멘털 우려가 커진 탓이다. 추후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채권의 가격하락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AA등급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A등급 이하 회사채의 금리메리트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상대적 안전자산인 우량등급으로의 쏠림이 가속화되는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영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위등급 위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