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에서 선보인 300여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조차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59점을 기록했다. 3인 가족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은 52점이다. 30대의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30대 입장에서는 기존 주택을 사거나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 되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조감도)’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64.2점에 달했다. 최저 커트라인은 59점으로 전용 59㎡A에서 나왔다. 최고 가점은 전용 59㎡C와 전용 74㎡ 타입에서 나온 74점이었다. 해당 단지는 지난 15일 1순위 청약 접수에서 123가구 모집에 1만4,705명이 신청해 평균 11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가구 수가 395가구에 불과한 소규모 단지다.
가점 계산에 따르면 3인 가족 기준으로 30대가 청약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은 52점에 그친다. 항목별로 보면 무주택기간 9년 이상 10년 미만(만 39세·20점), 부양가족 2인(15점), 통장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이 모두를 만족하기도 쉽지 않지만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 최저 커트라인보다 7점이나 낮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30대의 청약 기회를 넓히기 위해 지난 ‘7·10대책’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 완화, 민간분양 생애최초 특별공급 도입 등 당근책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세대 간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청약 전선에서 밀린 30대는 기존 주택 매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경제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6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3,601건으로 전달(1,257건)보다 2.9배 늘어났다. 20대 또한 같은 기간 134건에서 412건으로 3.1배 늘어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1만1,106건 가운데 20대가 3.7%, 30대는 32.4%를 차지했다. 이는 5월보다 각각 0.6%포인트, 3.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