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면 끝' 中싼샤댐 붕괴설 끊이지 않는데…주말 또 폭우 온다

19일 중국 양쯔강 싼샤댐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남부 지방에서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폭우로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인 싼샤댐 붕괴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 주말 중국에서 또 폭우가 예상돼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24~26일 양쯔강 중하류 일대 많은 비
현지 외신에 따르면 중국 기상당국은 24~26일 쓰촨분지에서 양쯔강 중하류 일대까지 많은 비가 내리고 이 중 쓰촨분지 일부에 250~300mm, 충칭·후난·후베이·안후이성 등의 일부 지역에 100~200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산둥성, 장쑤성 등 일부 지역에는 허리케인급 강풍이 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산둥의 칭다오와 르자오는 지난 22일 사상 최고의 일일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양쯔강 유역의 장시성과 안후이성은 23일 적색경보를 새로 발령한 상태다.

양쯔강 유약 홍수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싼샤댐 수위가 여전히 높아 이번 주말에도 폭우가 내릴 경우 싼샤댐 붕괴를 둘러싼 공포감은 급속도로 증폭될 전망이다. 현지매체 후베이(湖北)일보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후베이성 이창에 위치한 싼샤댐의 수위는 160.15m를 기록했다. 싼샤댐 수위는 나흘 전인 19일 오후 8시 기준 최고수위(175m)와 불과 11m 차이인 164.18m까지 올라갔었지만 이보다는 4m 정도 내려간 수치다. 다만 통제 수위인 145m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위치한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댐이 19일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싼샤댐 붕괴위험설은 지난 6월 말 댐의 물 높이가 147m까지 올라가자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최근 중국건축과학연구원 황샤오쿤 연구원 명의의 ‘마지막으로 한번 말한다. 이창 아래 지역은 달아나라’는 글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우려는 더욱 거세졌다. 논란이 커지자 황 연구원은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고 중국 당국은 “싼샤댐은 100만 년 만에 한 번 닥칠 수 있는 홍수가 발생해 수위 175m, 초당 물 유입량 7만㎥의 상황을 맞아도 끄떡없다”고 반박했다. 싼샤댐 관리 회사인 중국 창장싼샤집단의 책임자는 지난 20일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변형이 발생한 적은 없으며 다른 주목할 만한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쯔강 하류 상하이에 원전 9기 밀집...붕괴 현실화땐 한국까지 영향권


문제는 강 하류에 원전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싼샤댐이 한계수위를 넘어 범람하거나 수압을 못 견디고 붕괴한다면 양쯔강 하류인 상하이 지역 대홍수가 불가피하며 이 지역에 건설된 9기의 원전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전 침수로 인해 한국이 받을 수 있는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달째 폭우로 이미 中서 이재민 4,500만명 발생


중국에선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달 넘게 폭우가 이어지고 있어 이미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응급관리부를 인용해 지난 6월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성과 시에서 4,552만3,000명이 수재를 당했다고 집계했다. 사망·실종은 142명이었다. 총 3만5,000채의 집이 파괴되는 등 직접적인 재산피해는 1,160억5,000만위안(약 20조원)에 달했다. 특히 7월 들어 이재민 2,736만명, 사망·실종 37명, 재산피해 754억9,000만위안이 발생하는 등 최근 상황이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국가기후센터에 따르면 6월부터 양쯔강 유역에 평년 동기 대비 54% 많은 486.8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1961년 이래 가장 많은 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중국 서북부 간쑤성 란저우 인근 류자샤댐에서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하류인 안후이성 루장에서는 물이 흘러넘치면서 제방이 70m 이상 무너졌고 이를 메우기 위해 굴착기를 밀어 넣는 시도까지 했지만 실패했다. 아울러 구조활동을 벌이던 보트가 뒤집혀 소방대원 등 2명이 실종됐다. 또한 안후이성의 대형 담수호 차오호는 21일 ‘100년 만에 1번’ 수준인 13.36m 수위를 기록하면서 700여년 역사의 사찰 중먀오사가 물에 잠겼다.

산샤댐 건설, 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 토목공사


싼샤댐은 1994년 12월 리펑 총리가 후베이성 이창에서 착공을 선언하면서 건설됐다. 싼샤댐은 이창의 세 협곡을 막아 만든 댐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만리장성 이후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렸다.

싼샤댐은 2003년 발전기를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2009년 완공됐다. 건설비는 약 2,000억위안(약 34조원)이 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댐은 높이 185m에 길이 2.3㎞의 위용을 자랑한다. 총저수량은 393억t으로 소양강댐(29억t)의 13배가 넘는다. 발전기 용량은 2,240만㎾로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다.

지난 22일 중국 양쯔강 후베이성 구간에서 많은 화물선들이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싼샤댐은 현재 장쑤성과 광둥성, 상하이 등 10개 성·직할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댐 건설 과정에서 문화유적 훼손, 환경 파괴 등 논란이 많았다. 수몰 지구의 주민이 100만명 넘게 강제 이주해야 했다. 건설공사가 각종 비리 속에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완공 후에도 부작용과 댐의 홍수 방지 효과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학자들은 총저수량 393t의 싼샤댐이 엄청난 무게로 지반을 눌러 지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 시기인 1975년 8월 허난성의 반차오댐이 무너진 전례가 있다. 당시 2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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