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 꽂힌 책들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고 있다.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던 책, 펴볼 엄두가 안 난 책, 친구에게 선물 받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 책까지 참 다양하다. 그래서 ‘책 덕후’들은 책장이 곧 터질 듯이 책이 늘어나더라도 쉽게 책을 버리지도, 타인에게 주지도 못한다.
신간 ‘책 좀 빌려줄래’는 이처럼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다. 누구나 한 번씩은 느꼈을 법한 책에 대한 소소한 감상을 재치 넘치는 짧은 글과 간결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저자는 ‘못다 읽은 책’을 향해 “카페 창가에서 널 읽는 내 모습이 근사해 보일 것 같았지만 현실은 너는 탁자에, 나는 의자에 눌러 앉아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책이 사라지면 그리울 것들’ 중 하나로 냄새를 꼽기도 한다.
저자는 낮에는 치과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하는 그랜트 스나이더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만화는 ‘뉴요커’‘캔자스 시티 스타’ 등에도 소개됐고, 2013년에는 카툰 어워드에서 ‘최고의 미국 만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