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23% 늘어났다. 특히 테슬라의 판매가 15배 이상 늘어나며 전체 전기차 보조금의 43%를 가져갔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전기차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2만2,267대가 판매됐다.

차종별로 보면 전기 승용차의 판매량은 2.7% 감소한 1만6,359대였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완속충전기 보조금 일몰 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신모델 출시가 지연되며 전년 대비 43.1%로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는 신모델 판매 증가 등으로 564.1% 급증했다.


전기화물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 있는 양산형 모델이 출시되고 화물차 운송사업허가 혜택 등이 제공되면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 상반기에만 연간 보조금 규모(5,500대)의 91.5%인 5,031대가 판매돼 전체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다. 전기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버스 전환 정책의 강화로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대비 64.5% 증가한 181대가 보급됐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제작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감소한 1만4,563대를 판매해 지난해 점유율 93.2%에서 65.1%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전기화물차의 폭발적 성장에도 승용차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가 2.9% 줄었고, 기아차 역시 승용차 판매가 54.6% 하락해 전체 판매가 지난해보다 23.7% 감소했다. 반면 미국산 테슬라는 모델3의 본격적 투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87.8% 성장하면서 상반기 전기 승용차 점유율이 43.3%로 확대됐다. 상반기 승용차 보조금 수령 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전체 전기 승용차 보조금 중 43%를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협회는 밝혔다.

전기승합차는 대부분의 제작사가 지난해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계 버스 판매가 지난해 대비 105.9%가 성장해 상반기 전기버스 중 중국산의 점유율은 30.9%에서 38.7%로 늘어났으며, 보조금은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59억원(35.1%)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차량성능뿐만 아니라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면서 “보조금이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점,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