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 변화로 유해물질 오염 여부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이미지. GIST와 부산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바이러스 기반 컬러센서를 활용하면 이 같은 디스플레이도 개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제공=GIST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유해물질에 닿으면 색상이 변하는 컬러센서가 바이러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를 응용하면 육안으로 오염 여부를 알할 수 있는 컬러센서 디스플레이 등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은 본원의 송영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오진우 부산대학교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초고속 유해물질 감지를 위한 바이러스 기반 컬러센서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컬러센서(비색 감지 센서)는 색 시약 및 기능성 색 필터를 기반으로 화학 원소 또는 화합물을 색 변화를 통해 감지한다. 공동연구팀은 컬러센서의 실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급의 넓은 면적에 ‘M13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를 얇게 코팅해 하여 110 ms(0.11초)의 매우 빠른 반응속도를 구현했다. 바이러스 표면의 유전자 변형을 통해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환경호르몬과 같은 각종 유해물질에 따른 바이러스의 반응성을 조절했고, 비슷한 형태를 가진 유해물질을 수십 ppb(1ppb=십억분의 1 농도)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 구분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로써 감지 속도 및 감도 성능의 한계를 보였던 기존 바이러스 기반 컬러센서 기술의 단점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GIST 및 부산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컬러센서 시연 이미지. 센서 표면에 ‘M-13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를 얇게 코팅(이미지 맨 왼쪽)하자 물 분자의 농도까지도 감지할 수 있게 돼 습도가 높아질수록 센서의 색상이 변화(가운데 및 오른쪽 이미지)한다. /자료제공=GIST
기존에는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하려면 복잡한 구조가 필요했다. 반면 공동연구팀은 복잡한 구조 없이 매우 얇은 바이러스 층(60 nm)에서도 뚜렷한 색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공진 증폭 기판을 설계해 센서 플랫폼으로 적용하였다. 아울러 발색 구조의 공진 조건 디자인을 통해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센서를 제작했다. 특정 환경에서만 패턴이 드러나도록 함으로써 유해물질의 직관적 관찰도 가능해졌다.
이번 기술개발 성공으로 매우 작은 유해 입자를 감지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컬러센서는 단순히 색의 변화를 통해 유해물질 감지가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휴대용 스마트기기와 연동하여 실생활에서도 손 쉽게 활용이 가능하며, 작동을 위한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 차세대 유해환경 감지 센서로 기대된다고 지스트는 내다봤다.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를 활용해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을 불과 0.11초(110ms)만에 감지해 색상이 변하는 컬러센서의 시연 결과/자료제공=GIST
송 교수는 “나노미터 수준의 섬유형 바이러스를 적용하여 유해물질과 컬러센서 간의 결합을 유도했고, 광학 설계를 통해 직관적으로 유해물질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보다 심층적인 유전자 조작 및 컬러센서용 플랫폼의 최적화를 통해 다양한 유해물질의 직관적이고 빠른 감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및 지스트 GRI 지원과제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